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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와 거울 세계는 생각보다 굉장히 밀접해 있는 세계다. 하지만 굉장히 이질적이어서 서로가 만난다면 어떤 사람은 미쳐버리기도, 어떤 사람은 혼란에 빠지기도, 어떤 사람은 기이한 능력을 얻게 된다고도 말했다. 그 세계는 그 세계만의 규칙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내가 이전에 본 어린 발레리나들은 그 세계가 멀쩡하게 돌아가게 하는 일꾼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 현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민감하고 예민하다고 했다. 거울 세계는 이 세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의 반대로 일어난다고 했다. 덕분에 우리가 판타지니 뭐니 했던 것들은 그 세계에 다녀온 사람들이 가져온 지식이라고 하였다. 또한, 집을 정확히 가운데로 가르고 있던 노란 빛의 정체는 세계의 경계선이라고 하였다. 우리 집은 그 경계선의 딱 가운데에 걸쳐있는 집이고 덕분에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두드러진다고 하였다. 평소에 아무렇지 않은 이유는 발레리나들이 우리 쪽으로 영향이 오지 않게 잘 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런 것을 볼 수 있는 이 집은 관찰자들이 다녀가는 곳이라고 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집이며 내가 이 집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별 의문을 가지지 않은 것은 조금 복잡했다. 거울 세계에서는 이 집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이 세계에서는 없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는 두 세계의 경계가 흐려져 섞여 있기 때문에 의문이 들어도 아주 잠깐일 뿐, 곧 적응한다고 했다. 또한, 이곳은 발레리나들이 두 세계의 경계를 관찰하는 관찰자를 위해 항상 특정 시간이 되면 세계의 문을 조금만 열어둔다고 했다.

 

너무 많고 어지러운 정보들이 한순간에 밀려 들어왔다. 여태껏 들어온 이야기들은 정말 판타지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하지만 믿지 않을 수는 없는 게,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더욱 어려웠다. 할아버지는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거울 나라와 이 두 곳을 직접 오가며 원인을 알아보아야 한다고 했다. 거울 세계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관찰자의 집에 있는 커다란 전신 거울을 타고 가면 바로 거울 세계로 갈 수 있다고 하였다. 거울의 위치는 바로 뒤에 있었다. 그 너머로는 푸른 하늘과 초록색 잔디. 그리고 분홍색 풍선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고 있었으며 도시를 가로지르는 운하가 있었다. 나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그곳으로 들어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주위에는 형형색색의 풍선들과 여전히 잔디 위에서 춤을 연습하고 있는 발레리나들, 그리고 그 발레리나들이 다니는 학교가 눈앞에 있었다. (물론 할아버지가 설명해주셨다)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할아버지는 교장을 만나겠다고 말했고 나는 할아버지가 만나고 올 동안 교장실 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할아버지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 학교는 굉장했다. 발레리나들은 모두 어려 보였다. 9세에서 16세 정도의 나이로 보였고 모두 연분홍빛의 발레복을 입고 있었다. 모두 토슈즈를 신고 있었으며 걸음걸이는 특이했다. 발뒤꿈치가 먼저 닿는 게 아닌 앞쪽부터 먼저 닿아 걷는 그런 이상한 걸음걸이를 하고 있었다. 그 걸음걸이가 신기해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 해보려던 참에 안경을 쓴 발레리나가 다가왔다.

 

"너! 너가 바로 걔구나!"

 

 

 

나를 알아보는 듯한 말투를 취하며 따발따발 말을 하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 정신 사나운 말에 나 또한 정신이 어딘가로 날아가버리는 것 같았다.

 

“니 이야기 정말 많이 들었어! 그렇게 연락을 하고 하고 하고 하고 하고 하고 하고 하고 해도 도망가기만 바빴다며! 겁쟁이구나? 괜찮아. 우리 주변에 겁쟁이는 많으니까 저기 거울을 보고 있는 쟤만 해도 겁쟁이인걸! 하지만 나는 용감해. 이렇게 너한테 말을 걸고 있고, 또 또. 또… 맞아. 어제 교장 선생님 방에도 몰래 들어갔는걸! 거기서 너네 할아버지를 봤어. 그래 할아버지. 헉 맞아! 할아버지 너네, 이번만 해도 벌써 3번째인 거 아니? 그 정도면 분명 마법을 배웠을 거야. 혹시 아니? 지금 너한테 보여주는 모든 게 할아버지의 마법일 수도 있잖아! 이곳의 마법은 굉장해. 너희도 마법을 배우니? 이렇게! 이렇게 말이야! 세상에… 맙소사… 너 그 표정을 보아하니 마법을 처음 보는구나. 세상에. 불쌍해... 너가 이곳에서 태어났다면 좋았을 텐데. 이곳에서 우리처럼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나랑 같이 기사가 되는 거야! 아름다운 여왕님 곁을 지키는 기사! 아름다운 여왕님 곁에서 평생…! 아아- 평생 있을 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나도 그 푸른 약을 먹으면 영원히 살 수 있을까! 하지만 이제 푸른 약이 없어. 왜냐면 그건.. 그건.. 너희 세계에서 온 나쁜 어른들이 훔쳐가 버렸거든! 너 그거 아니? 우리 여왕님은 푸른 약만 만들 수 있는 게 아냐. 노란 약, 붉은 약, 초록 약도 만들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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